사용자 삽입 이미지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라 하면, 토끼를 따라 어떤 어두운 구멍속으로 떨어진다는 이야기의 시작부분만 알 뿐, 그 내용을 기억하고 있진 않았습니다. 솔직히 상영관에 들어가기 전까지도 <오즈의 마법사>의 줄거리를 생각하고 있었으니까요. 나중에 집에와서 보니 그다지 원작의 내용에 충실한 것 같지는 않네요. 애초에 백과 적의 대결구도가 있었나 했는데 말이죠. 물론, 팀 버튼과 조니 뎁이기 때문에 어떤 작품이 나왔을까 하는 생각으로 보게된 영화입니다. 그들의 영화라면, 비록 아동 영화지만 성인의 입맛에도 맞게 풀어낼 수 있지 않을까? 해서 말이지요. 하지만 이 영화는 그런 기대를 충족시켜주지는 못했습니다. 풍성하고 아름다운 볼거리는 성인까지도 만족 시킬 만큼 stylish하지만, 역시 아동 영화를 벗어나지 못하는 구성과 내용이 문제입니다. 이리저리 떠다니는 캐릭터들도 문제이지만, 이 모든 캐릭터를 억지로 우스꽝스러운 이야기에 끼워맞춘 것도 문제입니다. '이상한 나라'인 만큼 다소 엉뚱한 이야기는 용인되겠지만, 이것저것 여러 판타지 영화들의 요소가 섞인 어설픈 이야기는 난감하죠.
_
게다가, 아이들을 데리고 극장을 찾으신 부모님들을 혹하게 만드는 이 '3D'라는 선택지. 되도록이면 디지털 영화를 보시길 권합니다. 아바타를 생각하시고 3D를 선택하시면 많이 후회하십니다. 사실 이 영화는 굳이 3D로 개봉할 필요가 없었어요. 영화의 80퍼센트는 일반 영화이고, 나머지 20퍼센트가 3D 영상으로 보이는데요. 사실상 3D의 느낌이 거의 들지 않습니다. (자막만 러닝타임 내내 3D로 보여요.) 결국, 거추장스럽게 안경만 쓰고 있는 자신을 발견하게 되실겁니다. 안그래도 영화의 색감이 다소 어두운데 안경으로 인해 거의 아날로그 영사기 수준으로 빛의 감도가 떨어져서 더욱 답답해집니다.
_
더욱 실망한 것은 러닝 타임이 108분. 엔딩 크레딧을 빼면 약 1시간 44분 정도 됩니다. 아이들 상대로 개봉된 영화라 시간 타협을 한 것 같은데. (자기들이야 상관없지만, 극장 알바하는 저희는 죽어납니다. 이건뭐 넣자마자 나오니 3D 안경 닦기만 바쁘고 -_-..) 이게 꼭 '다음주 예고편'으로 드라마를 본 느낌이랄까요? 뭐 없다가, 후딱 결말이 나버렸어요. 요즘에 유행하는 '기승전병'이라는 말이 딱이네요. 볼거리는 정말 풍성한데, 내용이 없어요. 정말 아쉬운 영화입니다.

★★☆☆☆
감독 : 팀 버튼 / 주연 : 미아 바쉬이코브스카, 조니 뎁, 헬레나 본햄 카터, 앤 해서웨이 / 장르 : 모험, 가족, 판타지 / 제작년도 : 2010년
2010/03/15 02:20 2010/03/15 02:20
Trackback URL : http://www.870521.com/tt/trackback/224
openclose